목천건축아카이브 한국현대건축의 기록3
4.3그룹 구술집
채록연구 | 우동선, 최원준, 전봉희, 배형민
진행 | 목천건축아카이브
출판 | 마티, 2014-12-12
446쪽 ㅣ 170X230mm ㅣ ISBN 979-11-86000-06-904600
살아 있는 역사, 현대건축가 구술집 시리즈를 시작하며
『4.3그룹 구술집』을 펴내며
00 우경국
01 민현식
02 김인철
03 조성룡
04 이성관
05 방철린&곽재환
06 김광현
07 승효상
08 김병윤&도창환
09 백문기
10 동정근&이종상
11 우경국
4.3그룹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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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는 한국 현대 건축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중요한 변혁기였다. 30년간의 군사 독재를 뒤로 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불안감이 함께 했던 것은 건축계도 마찬가지였다. 탈이념과 탈파쇼의 시대, 한국적인 대중문화의 시대가 열렸던 이 시기가 정치, 사회, 문화 각계에서 진지하게 탐구되는 지금, 4.3그룹과 당시 한국 건축의 상황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것이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생각이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2011년 초 목천건축아카이브는 4.3그룹 아카이브 사업을 발족시켰다. 2012년 말까지 이일훈을 제외한 4.3그룹의 곽재환, 김병윤, 김인철, 도각, 동정근, 민현식, 방철린, 백문기, 승효상, 우경국, 이성관, 이종상, 조성룡, 그리고 세미나와 기행을 통해 당시 멤버들과 활동을 공유한 김광현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에는 목천김정식문화재단의 김미현 사무국장과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운영위원인 전봉희, 우동선, 최원준, 배형민, 조준배가 참여하였으며 이 책은 이러한 일련의 인터뷰 내용을 수록한 구술집이다.
이와 더불어 목천건축아카이브는 4.3그룹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었던 사료를 발굴 정리했으며, 4.3그룹과 이들이 활동했던 당시의 한국건축을 재조명하는 학술 사업도 지원하였다. 학술 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 말 ‘전환기 한국건축과 4.3그룹’이란 심포지움이 개최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건축역사학자와 이론가의 소모임인 현대건축연구회가 발족되기도 했다. 『전환기 한국건축과 4.3그룹』(도서출판 집)은 이 구술집과 짝을 이루어 4.3그룹 관련 자료와 심포지움에서 발표되었던 논문을 근간으로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구술 내용은 건축가 개인의 이력을 포함하가기도 하지만 1990년대 초 4.3그룹 멤버로서의 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4.3그룹의 멤버들이 대부분 현재 왕성하게 건축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술 내용이 작가 인터뷰의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개인마다 4.3그룹의 활동에 임했던 태도와 기억이 달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과 같은 이질적인 기억의 흐름으로 엮여져 있다. 4.3그룹의 활동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이 있겠지만, 이후 전개된 담론의 줄기는 한국 건축이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입장이다.
여기에 출간된 구술채록의 내용은 주로 1990년대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으나 1990년대의 기록이 아니라 2010년대의 기록이다. 잊히거나 잃어버릴 수 있는, 편견의 틀 속에 갇혀 버릴 수 있는 것들을 상기시키는 것이 이 책의 우선 목표다. 4.3그룹이 여러 종류의 날실과 씨실로 짜여 있었던 만큼 1990년대의 올이 여러 갈래로 퍼지고 다른 색의 올과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역사는 담론의 흐름과 관계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 시대의 담론과 사물을 현재 시대에서 발굴하고 정리하고 해석할 때 역사가 존재할 수 있다. 『4.3그룹 구술집』은 이렇듯 여러 실낱을 이어가고 꿰어간다는 담담한 자세로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을 가능하게 했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구술집 편집에 정성을 기울인 도서출판 마티의 박정현 편집장, 목천건축아카이브에서 사업의 진행을 맡았던 김태형 연구원과 하지은 전 연구원, 그리고 녹취를 풀어내는 어려운 작업을 맡은 허유진 씨에게 감사드린다. 구술집에 게재되지 않았으나 당시 상황을 전해준 안상수, 김영준, 최문규도 고마운 분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목천건축아카이브를 믿어주고 인터뷰에 진지하게 응해주었던 4.3그룹의 멤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4년 12월
4.3그룹 구술 채록 연구자
전봉희, 우동선, 최원준, 배형민